✨️ 현 서울 상급종합병원 정형외과 외래 간호사(3년차), 전 마취과 간호사(15년), 블로거, 크리에이터💕 설명간호사 찐찐(
https://m.blog.naver.com/rls1106) (블로거로 활동하고 계시는 선생님들, 네이버 검색을 자주 하시는 선생님들 계시다면 이웃과 서로 이웃 완전, 완전 환영입니다. 🩷) ✨️
💌Prologue
어느 금요일, 기분 좋게 출근했어요. 기분이 좋은 날은 환자분들에게도 더 친절하게 대해주게 되고 설명도 더 진심으로 해주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라면 전화예약실에 예약하고 오세요. 하고 보내드렸을 환자도 자세하게 상담하고 보내드리고 환자분께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고 가셔서 뿌듯함을 느끼며 기분 좋게 하루를 열었어요.
💌 Episode
9시 즈음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나 누군데 (대학병원 전화해서 이름이야기 하고 본인 이야기 시작하시면 상담의 어려움이 아주 많아요. ) 0월 0일 오전에 골절 진단서 좀 떼줘. 하는 거에요.
그래서 주민번호 앞자리나 병원 등록 번호를 말씀해주시면 알아보겠다 하니 짜증을 엄청 내시길래 왜 그러실까, 생각했어요....
환자의 정보를 얻어서 환자 차트를 보니, 정형외과는 초진이시더라고요. (저희 병원 정형외과 진료를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진단서를 어떻게 받아가시겠다는건지... 저희 병원 정형외과에서 골절 진단을 하지를 않았는데......)
그래서 정형외과 진료는 처음이셔서 진단서 발급은 어려울 수 있고 0월 0일에는 전공의 선생님 일반 진료만 오후에 예약 가능하다 이야기 하니 내가 골절이라는데 왜 안된다는건데. 하며 안된다고 이야기 하면 지금 시동걸고 찾아가서 과 다 뒤집어놓을꺼니까 그렇게 알아라 하시기에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범위를 말씀드리고 한계점까지 환자분께 고지 해드릴 의무가 있어서 저는 안내를 해드리는겁니다. 하고 이야기를 하니,
너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제 이름 가르쳐드리니.
그날가서 진단서 안나오면 가만히 안두겠다고 과도 발칵 뒤집어놓을꺼라고 폭언을 하시기에.
저도 진단서 발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손을 부들부들 떨며 전화를 끊었어요.
전화끊고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얼굴이 빨개져서 씩씩대며 뜨거운 숨을 내뱉었어요.
기분 좋은 아침을 그 환자와의 일로 제 기분을 잠식 당할 수 없다 생각하며 크게 숨을 한번 쉬었어요. 날숨에 분노는 내보내야겠다 생각했어요.
마음을 가라앉힌 후 그날을 미리 시뮬레이션 해보았어요. 그날 예약 시간 맞춰서 보안요원 킵시켜놓고 전공의샘한테도 환자에 대해 인계해주어야겠다 그렇게 계획하고는 그 일을 흘러보냈어요.
💌Epilogue
저는 간호사가 감정 노동자로 묶이는 현실이 속상해요. 전문 지식과 기술로 환자분들을 케어하는 하는데 왜 내가 js에게 감정까지 소모 해야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치료적인 의사소통이 아닌, 감정 소모의 의사소통에 에너지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 그런 일이 있으면 빨리 털어내려고 노력해요. 그 감정에 휘말리지 않도록 심호흡을 통해 감정을 뱉어내고 그때를 시뮬레이션 해서 대처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놓고 그 일은 흘려보내요. 그렇게 감정을 털어내고 나를 필요로 하는, 치료적 의사소통이 필요한 다른 환자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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