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성희롱 아직도 그런게 있다고?!
제가 신규 때 이야기였어요. 열심히 액팅 카를 끌고 복도를 지나는데 누군가 엉덩이를 두 손으로 꽉! 움켜쥐는 거예요. 깜짝 놀라 나도 모르게 어머! 하고 소리를 내고, 뒤를 돌아보니 당뇨 조절이 안되어 입원한 치매 할아버지셨어요.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따라 같이 걸어오던 40대 후반의 따님이 허둥지둥 “아버지가 치매 때문에 그런 거라 이해해 주세요.” 하더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병실로 재빨리 들어가더라고요. 정말 고의로 만져졌다는 게 느껴졌을 정도로 꽈악 움켜지고 주물 했는데도 전 “이해해 주세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진 채로 스테이션으로 가 위에 선배 간호사 선생님들한테 말씀드렸더니. “엉덩이는 아무것도 아니지. 예전에 나는 가슴을 만지려고도 했다니까?”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무뎌지는 건가.. 생각이 되었죠. 환자가 엉덩이를 만지는 것보다 아무렇지 않은 선생님들한테 더 당황했어요.
그 이후에 어느날은 지긋하신 50대 아저씨께 항생제를 투여 하던 선배 선생님에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술집여자인 줄 알았네.”라는 말을 하셨어요. 그날따라 약속이 있어서 화장을 조금 짙게 했던 게 환자 눈에는 그렇게 보였나봐요. 그런 입에도 담을 수 없는 말을 했다는 걸 들었을 땐 진짜로 그렇게 말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고, 정말 그런 워딩을 사용했다는 사실에 기절할 뻔 했죠. 그때도 마찬가지로 선생님은 사과를 받지 못했어요. 그냥 환자라는 이름으로 이해해달라는 답변을 위에 선생님들을 통해 전달 받았죠.
이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많고 그중 정말 일부의 이야기들만 나열해 봤어요. 이러한 일들이 제가 신규 때, 1.2년 차 때 이야기니 벌써 5년 전, 6년 전 이야기인데 아직도 후배 선생님들께 이런 일들은 계속 생겨나도, 지속적으로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하고 ‘간호사는 환자를 이해해야 해.’라는 말로 어영부영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답답하네요. 그럼 간호사는 이런 상황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야 하는 걸까요? 신규 시절 아무 말도 못 하고 무서워서 그냥 혼자 꾹꾹 참았을 때 선생님들께서 “나는 더 한 일도 있었어.” 가 아니라 먼저 나서서 감싸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대외적으로 저 환자 조심해. 말해주고,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같이 가서 그러시면 안 돼요.라는 말을 같이 줬더라면 좀 더 우리의 문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이런 문화 우리가 같이 바꿔가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우리가 지켜야 하니까요.
“이해해야 해.” 가 아니라 “같이 함께 힘을 합치는” 당연한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이라고 꼭 같이 행동해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