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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10월 22일

*당황했던 ,경험. Feat.dementia*

안녕하세요. 현재 당뇨전문병원에서 근무중이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웨이팅 중인 간호사 GM입니다.

오늘은 근무 중 정말 당혹스러웠던 경험에 대해 말씀드려볼텐데요. 저희 병원에선 정말 드문 일이라고 했는데, 신규인 제가 겪어서.. 올드쌤들은 저를 보며 역시 환타는 다르다면서 혀를 껄껄 찼었던 경험 입니다.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바야흐로, 제가 며칠전 이브닝 근무 했던 날이였어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정규 루틴 업무를 치르고, 라운딩을 돌고 있었는데, 원무과에서 전화가 왔어요. 환자 한명이 입원을 한다는 전화였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아 그냥 평범한 환자겠거니 하면서 입원 환자를 받을 준비를 했었습니다. 룰루랄라 환자를 받을 준비를 완료 했을 시점에 환자는 저희 병동에 도착을 했는데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정말 그냥 일반 환자분들과 동일했어요. 주변에 환자 보호자 분들도 5-6명 정도 같이 오셨거든요.

저와 이환자와의 잘못된 만남은 간호정보조사를 할때였습니다.
저: 환자분 이름이 뭐에요?
환자:몰라
저:코로나 백신 몇차까지 맞았어요?
환자:몰라 기억이 안나요.
등등 저의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을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없었어요. 그래도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아 그냥 고령이여서 기억이 잘 안나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었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보호자가 저와의 면담을 요청했었고, 혹시 병원에 진정제나 수면제 처방을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여기서 띠용?!

보호자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처음이였어요. 그래서 물어봤죠. 예? 그건 왜 물어보시죠?라고 물어봤었는데, 환자가 사실 약간의 치매가 있다고 하는 겁니다.

그말은 들은 저는 동공이 지진이 됐어요. 저희 병원은 간호사 1인이 근무하며 총22명의 환자를 봐서 사실 치매환자나 정신질환을 가지고 계신 환자분은 받지 않았거든요.

저는 그 즉시 pa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했고 , 치매 환자분이시라는데 입원 당시에 이 사실을 알고 받은거냐고 물어봤었습니다. Pa쌤은 저에게 약간의 치매라고는 알고 있어요. 증상을 보이지 않으니 일단 받았습니다. 수면제나 진정제는 처방 못한다고 보호자에게 얘기 해주세요. 라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때까지도 사실 환자가 치매환자로서 acting out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그 당시에 그래..뭐 알면서 받았다니 한번 해보지 뭐..라고 긍정 회로를 돌리며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될수록 하나씩 증상이 나타났어요.
애써 잡안.. 라임을 뽑기 시작했고, 주변에 보호자가 없으니 자기를 요양병원에 버리고 간거냐면서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분들을 붙잡고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안그래도 많은 환자를 봐야하는 전 머리가 터졌어요. 당직 pa에게 노티하였더니 돌아오는 답은 다시 iv잡고 항생제를 다 주고 경구약은 증상이 사라지면 복용하게 해주세요. 참 말은 쉽죠? 발버둥 치는 환자 라인을 다시잡고 항생제를 줘라.. 안그래도 고령의 노인인데 라인을 다시 잡아서 수액을 줘라니.. 그말을 듣고 그래 한번 해 보자고 다짐을 한채 환자를 잘 구슬려 iv를 시행했습니다. 다행히 발버둥을 치는 와중에도 간병인과 제가 둘이서 환자를 잡으니 제어가 되더라구요. 그런데 iv를 한 이후가 문제였어요. 수액을 다 맞을 때까지 지켜볼 수도 없고.. 환자를 계속 잡고 있을 수도 없고..(물려고 했어요.) 그래도 결국 어찌어찌 수액을 다 맞췄어요. 하지만 수액을 다 맞친 이후에 환자의 증상은 매우 심각해졌습니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여기가 자기 집인데 이 사람들은 다 누구냐며.. 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희 병원은 억제대도 없기 때문에 억제대 사용도 불가했습니다.제가 다른환자를 보고 있는 도중에 그 환자분은 자신의 팔에 있던 카테터를 스스로 제거 했고 , 수술부위에 있던 드레싱을 풀어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멘붕이 오는 상황이였죠.. 저는 간병인에게 환자를 붙잡고 있어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전화기 가져와 당직pa에게 당장 내려와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때부터 저는 보호자에게 연락하여 당장 병원에 와달라고 했고 pa쌤과 저는 환자를 붙잡고 수술방으로 올라가 다시 드레싱을 시행했습니다. 환자 보호자가 올때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업무 로딩도 됐고.. 힘도 많이 들었답니다. 다행히 환자 보호자가 근처에 살아 드레싱이 끝날즈음 병원에 도착했어서 해당 환자는 가퇴원을 한채 보호자에게 인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일을 처음 겪었던 전 정말 당황 스러웠어요. 치매 환자? 실습 할 당시엔 제가 본 치매 환자는 대부분 억제대로 제어가 되어있어서 사실 크게 힘들겠다 싶은 부분들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 환자같은 경우엔 억제대 적용도 불가한 상황이여서 일이 참 힘들어졌던것 같습니다.

다들 근무하시면서 당황스러웠던 경험들 있으실까요?

아직 신규인 저는 미래의 제 앞길이 참 무서워졌어요. 우리 모두 화이팅해서.. 힘든 간호사 삶 잘 이겨나가길 바랍니다.